
며칠 전, 서울시와 서울시복지재단이 발표한 ‘서울시 장애인활동지원사 처우 실태조사’ 결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아서(그 이유로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도 취득했어요) 이번 조사가 유독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월평균 수입은 201만 원이며, 퇴사 이유 1위는 '저임금', 인권 향상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도 '처우개선'이 꼽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안타깝게 느낀 부분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전체 응답자 중 여성이 82.4%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연령대 분포는 60대 이상이 43.4%로 가장 많았습니다.”
장애인을 돌보는 일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휠체어를 밀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병원이나 기관에 함께 동행하면서 부축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 때로는 강한 감정 표현을 하는 발달장애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그런 업무를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이신 분들께서 감당하고 계시다는 사실, 과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몇 해 전에는, 청소년기 장애인과 함께 외출하셨던 활동지원사분이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돌보시던 장애인이 갑자기 제어가 되지 않은 행동을 하였고 그로 인해 넘어지셔서 머리를 크게 다쳐 생을 마감하셨다는 그 기사를 읽고 무척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 일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인내심과 따뜻한 돌봄은 분명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원 대상자의 특성과 활동지원사의 체력, 성별, 성향 등을 고려한 ‘맞춤형 매칭’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돌봄을 받는 분과 제공하는 분 모두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애인활동지원사라는 직업이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분들이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많은 분들이 이 일을 단순한 시간제 일자리로 인식하고 계시지만,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와 연계된 교육 체계와 자격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전문성과 자부심을 함께 키워갈 수 있지 않을까요?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도 더 다양한 활동지원사와 연결될 수 있다면,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는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활동지원사분들의 노동 환경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드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현재 고난도 돌봄 활동지원사에게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고, 중증장애인 전문기관을 운영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정책들이 단지 임시방편이 아니라,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분들은 우리 사회 돌봄의 최전선에 계십니다.
그분들의 손이 안전하고 따뜻해야, 우리 사회의 약자들도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 직업의 의미를 알고,
더 다양한 분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갖고,
더 나은 환경에서 활동지원사로서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이 여러분께도 이 문제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 보시는 기회가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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