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 엑스레이, 유방 초음파 검사

2025년 1월,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 LDL 수치 2개월 뒤 체크
• 만성위염 소견 (우편통보)

유방 엑스레이 촬영 후, 초음파 검사를 권유받아서 초음파 검사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어요.
찍고, 또 찍고, 다시 찍고…
끊임없이 들리는 클릭 소리.

검사가 끝난 뒤, 선생님이 가슴을 닦아주실 때 —원래 섬세하신 분이었을 수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라고 표현하긴 어려운데, 사용감이 꽤 있는 타올이었는데도 괜찮을 거라며 부드럽게 감싸주는…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제가 평소에 "촉"이 예민한 편이라, 그런 느낌이 전해지는 게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잠시 대기한 뒤 다시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의사 선생님의 표정은 살짝 굳어 있었어요.
“음… 환자분은요…”
“저는 만약에 암이면, ‘유방암입니다’라고 분명히 말씀드려요. 환자분도 본인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게 도움이 되니까요.”
“…네.”
“근데 ㅇㅇㅇ님은 확실히 유방암이라고 보기엔 어렵지만, 그렇다고 아무 문제 없다고 하기도 좀… 개운치 않네요. 음… 일단, 혹이 너무 많아요. 지금 보면…”
그러고는 화면을 휙휙 넘기셨습니다.
“석회도 여러 군데 보이는데요, 이렇게 한 두 개 보이는 건 크게 문제 안 될 수도 있지만, 여기처럼 군집 형태로 보이는 건 좀 확인이 필요해요.”
혹도… 여기 보시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열셋, 열넷,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너무 많아요.”
“…네…”
“이 중에 크기가 1cm 넘는 것도 있고, 모양이 좀 안 좋아 보이는 것도 있어서요. 의심스러운 게 꽤 있어요. 여기도, 여기도…”
“보통 한 두 개, 세 개 정도면 조직검사를 해보자고 말씀드리는데요, 지금은 너무 많아서 이걸 다 조직검사 하긴 어렵거든요. 그래서 큰 병원에 가셔서 한 번 더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 네… 그러면 어느 병원을 추천하시겠어요?”
“요즘 예약이 좀 힘들 거예요. 되도록 빨리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가시는 게 좋아요. ㅇ대병원이나 ㄷ대병원 중에… 초음파 CD랑 의뢰서 써드릴게요. 예약하시고 진료받아 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진료실을 나왔습니다.

‘아니면 다행이고, 설령 암이라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근거 없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랄까요... 내 일인데도 다른 사람 이야기 듣는 것 같고… 무덤덤했어요.
그때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불렀습니다.
“ㅇㅇㅇ님, 잠시만 앉아서 기다리시면 CD랑 원장님 의뢰서 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창가 쪽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창밖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습니다.
눈물, 콧물을 몇 번이나 닦은 후에야 전해주신 CD와 진료의뢰서를 받아 들고 병원을 나올 수 있었어요.

진료의뢰서를 보니, N63...
눈물 콧물을 왜 그렇게 주책맞게 흘렸나 싶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제 인생의 첫 유방암 검사는 끝이 났습니다.
 

 

※ 유방 엑스레이 - 검사기기의 투명한 판으로 유방의 위-아래 또는 양옆으로 최대한 누른 뒤 촬영하는 방식이라 상당한 통증이 있습니다. 참고로 작은 사이즈인 분들께서는 조금 더 민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검사하시는 선생님이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옆구리 어딘가에 숨어 있던 내 영혼까지 끌려와 촬영될 수도 있겠구나 싶거든요.
 
※ 유방 초음파 - 반듯하게 누워 한 팔을 ㄱ자로 구부리고 머리 위로 올린 자세로 오른쪽/왼쪽 검사를 받습니다. 시간은 대략 10~1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결절, 석회 등이 많이 보이는 가슴은 한 번 더 세심하게 검사합니다.

※ N63 - 유방에서 덩어리(혹 또는 종괴)가 확인 되었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양성인지 악성인지 정확한 진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되는 코드
 
※ 의협과 정부간의 갈등으로 병원 운영이 아직 정상화 되지 않아 건강검진센터의 결과와 소견만으로 암센터의 예약은 불가하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저는 외과에서 진료 및 검사를 받았고 해당사항을 예약센터에 설명, 예약센터에서 유방암센터에 확인한 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 대학병원에서도 역시 너무 많은 혹에 대해 염려하는 반응을 보이셨지만 암은 아니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 저는 대학병원에서 약 6개월 후에 초음파 검사를 받고, 검사 일주일 후 두 번째 진료를 받게 됩니다.